[사제의 눈] 최용진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사제의 눈] 최용진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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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6 16:30 수정 : 2020-10-17 08:03

최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복형제인 두 아들이 32억원의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눈살을 치푸리게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 재벌가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 일상 일어나는 흔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유산 상속(遺産相續)은 특정한 사람이 사망한 사람의 재산상의 권리와 의무를 이어받는 일로
민법 1000조에 상속인 순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에 대한 유산상속이 일반적이어서 국내 부자순위에서 상속형 부자가 60% 이상입니다.

성경에서도 가족에 대한 유산상속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산적해 있는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상황과 기후변화, 바이러스 유행 등의 영향으로 전대 미문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GDP순위는 10위가 됐지만 행복지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인데, 불확실성은 불안을 안겨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으로 안정을 추구하려고 하죠.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인간의 품위도, 사랑도, 여유도 모두 돈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 대한 유산상속은 당연시되고 중요한 요소입니다.

1995년에 제작된 영화‘세븐’은 성경에 나오는 7죄종을 주제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과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7죄종에도 등장하는 탐욕이 죄가 되는 것은 항상 끝이 없고,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자녀에 대한 내리사랑으로 이뤄지는 유산상속은 자녀의 마음속에 탐욕도 자라게 합니다.

자식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후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패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재산을 부모에게 돌려주도록 한 ‘불효자 방지법’이 지난 2018년 2월에 국회에서 발의후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다가, 올해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습니다. 그만큼 부모를 돌보지 않는 자식이 많아졌다는 슬픈 자화상일 겁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에서 75세 노인 빈곤율이 42.7%로 1위이고, 노인자살률도 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효를 중요시하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불효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악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녀들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우리나라 부모는 교육에 최선을 다합니다. 자녀 1명을 대학졸업까지 양육하는데 약 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확실하게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재산도 물려줍니다. 그러나 정작 그토록 닮고 싶어하는 부자인 워렌 버핏은 “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유산을 남겨주는 건 독이 된다”고 말합니다. 부모의 유산을 두고 벌어지는 자식 간의 소송, 폭력, 살인, 자살 등의 사건들을 보면서 생각해볼 것이 많아집니다.

부모로서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려줘야할 가장 첫 번째 것은 ‘신앙의 유산’입니다. 신앙의 유산(Fidei depositum)을 지키는 것은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맡기신 사명이며, 교회는 이 사명을 항구히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가정은 작은 교회로서 기도 중에 주님을 만나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가정 사제직’으로 존재합니다. 불안한 시대에 부모가 자녀에게 미래의 확실한 행복을 남겨줄 수 있는 것은 ‘신앙의 유산’입니다. 주님의 약속만큼 더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였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0-10-16 16:30 수정 : 2020-10-1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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