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확률형 아이템 사기 논란...이용자 보호 대책 필요해"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평론가 "확률형 아이템 사기 논란...이용자 보호 대책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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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6 15:43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문화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최근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이 높고 법적 대응까지 거론되고 있다는데요. 우선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 뭔지, 왜 문제인지 그것부터 알았으면 합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을 할 때 필요한 일종의 사이버 장비입니다. 그런데 일정한 확률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아이템입니다. 게임에서 일종의 복권과 같은 개념입니다. 복권을 사면 최대 수억원, 수천만원, 수백만원의 1, 2, 3등 당첨금을 받듯이 게임 아이템이 최고 등급의 가치를 그 다음 등급을 받습니다. 그런데 복권처럼 돈을 내는데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아이템을 열어보기 전까지 무엇인지, 가치가 얼마인지 알 수 없고, 많은 돈을 들이고도 복권에 당첨되지 못하는 것처럼 아무 결과가 주어지지 않는 일이 빈번합니다. 예컨대, 10만 원짜리를 기대하지만 대부분 0원에 이릅니다.2000년대부터 부분 유료화를 시작한 게임 업계에서 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많은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게임은 호황인데 그 상당 수익이 바로 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비롯합니다.


▷그렇군요. 많은 이용자들이 분노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요지는 뭔가요?

▶대형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속였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인데 2003년부터 서비스해서 국내 누적 가입자 수는 1800만명에, PC방 점유율 순위가 높습니다. 원래 이 게임은 몇몇 확률형 아이템이 무작위로 나온다고 공지했는데, 지난 2월 공식 사이트에 이 확률형 아이템을 모두 동일 확률 수정이라고 게시했습니다. 즉 처음에 동일한 확률로 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동일한 확률로 고친 것입니다. 랜덤으로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허구라는 지적에 대해서 아예 업체는 이제 이 말을 빼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해서 넥슨은 동일 확률은 ‘단순히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는 의미지 개별 확률이 같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더 문제는 뒤에 있는데 이후 넥슨이 큐브라고 하는 캐릭터의 장비 강화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했는데 세 개 가운데 원래부터 한 개는 없었습니다. 이는 로또의 1등이 원래 없었다는 것과 같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장입니다. 원래부터 없는 것을 있다고 했고 이를 구매하도록 했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입니다. 무려 10년 간이나 말입니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집단 시위를 했고 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 게임은 해외 이용자들에게는 이 확률형 아이템 때문에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데 왜 그런 건가요?

▶이용자들이 분노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페이 투 윈(pay-to-win)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돈을 들여야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돈을 많이 써서 장비를 많이 갖출 수록 이기기 때문에 아무리 게임을 잘하는 사람도 돈이 없으면 즉 아이템을 사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구조 입니다. 그럼 해외 게임은 어떨까요? 미국에서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큰 리그 오브 레전드(LOL)도 확률형 아이템이 있는데 한국과 다릅니다. 게임 승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른바 `치장형 아이템`입니다. 스포츠 게임에서는 선수와 계약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전투 게임에서는 백전 백패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들이면 유리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장비가 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 좋은 아이템이 될 때까지 돈을 넣어야 하는 것이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기 때문입니다. 이용자들은 넥슨 등 주요 게임 기업의 20년 전 수익의 100배 증가는 바로 확률형 아이템에 있다고 봅니다.


▷게이머들은 규제를 바라는데 법을 따져보면 확률형 아이템 전면 규제는 쉽지 않다고 해요. 그 이유가 뭔가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려면 도박 여부를 증명해야 합니다. 게임과 도박 사이를 판가름하는 요소는 환전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환전이 안되면 도박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가 있습니다. 환전이 없으면 사행성이 없는 것이죠. 예컨대 강원랜드의 슬롯머신은 칩을 현금으로 교환해 줍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 온라인 게임들은 이 환전 기준에 따를 때 모두 사행성이 없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돈으로 바꿀 수 없을까요?

확률형 아이템은 우회해 환전이 가능합니다. 거래 중개 웹사이트에서 게임 머니와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 팔고 합니다. 중개업이 합법인데, 직접 게임이나 매매하지 않고 중개만 하기 때문에 규제나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비싼 확률형 아이템은 고가에 매매 됩니다. 한 예로 2억원 가격의 아이템이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 자체가 사행성이죠. 하지만 사행성으로 규정되지 않아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고 많은 돈들이 여기에 흘러 들어갑니다. 불법 도박장과 다를 바 없다는 비유가 지나쳐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 결제 한도를 폐지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면서요?

▶PC온라인 게임 월 결제한도는 어른 50만원, 청소년은 7만원까지 한 달에 결제할 수 있는 돈을 제한하는 규제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게임에 대한 사행성 논란이 일자, 지난 2003년 자율규제 이후 2007년부터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전신인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월 결제한도가 성인 50만원, 청소년 7만원을 초과하면 등급분류 자체를 부여하지 않아 게임 출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 정부의 결정에 따라 게임업계가 바라던 PC 온라인게임 월 50만원 결제한도가 16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모바일 게임과 형평성을 맞춘다는 정책적 명분이 작용했습니다.

관련 시민단체는 결제한도 폐지는 게임중독 확산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여론에 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 정부가 국민들을 게임중독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규제 완화로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등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우려들이 현실화 된 것입니다.


▷정치권에선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 움직임이 없는 건가요?

▶핵심은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입니다.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게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법제화하자는 것입니다. 최근 넥슨이 일부 확률을 추가 공개하고 고객 간담회를 열었지만 더 이상 게임사 자율 규제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의원입법은 더불어민주당의 유동수·이상헌 의원 등이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했고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선량한 게임 이용자를 보호하고 이용자 주권을 확립하는 차원입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2015년 7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확률 공개 여부 감시, 개별 확률 공개, 구매화면에 확률정보 표시 등이 이뤄지지만 `자율적` 규제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 돼 왔습니다.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020년 12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등 17인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2021년 1월 8일,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등 10인은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표시의무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입니다. 2021년 3월 5일 유동수 의원 등 11인은 이 가운데 뽑기 시스템, `컴플리트 가챠` 를 금지하는 내용을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는데, 단순한 확률 공개가 아닌 특정한 상품안을 타겟으로 규제하는 것이죠. 컴플리트 가챠는 일본에서는 이미 지나친 사행성 논란으로 게임 업계가 스스로 중단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에서도 저촉된다고 판정을 내려 규제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 발의된 법안들은 확률의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편법을 통해 얼마든지 법망을 피해 나갈 수 있는 그런 허점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현금으로 랜덤박스에서 특정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 나오도록 하고 이 확률은 공개해 놓지만 실제 사용하는 ‘유무형의 획득물`은 다시 확률에 따라 등장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의 확률은 공개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결과물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금에 주어진 콘텐츠에 대한 확률 정도만 공개하도록 법안을 만든다면 이런 편법적인 조치들이 양산됩니다. 게임 콘텐츠의 모든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지 않으면 규제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다, 그래서 기존 게임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게임만 적용하는 경우입니다. 법안의 부칙에 기존 게임은 신법 적용에서 예외를 두었습니다. 이른바 기존 게임에는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등급 재분류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이를 악용하여 게임 제품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의 제품 출시와 수정이 빈번합니다. 이를 막을 방법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국회의 입법 움직임에 게임 업계는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면서요?

▶2월 15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의견서를 게임산업법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하였는데요. 협회는 확률은 “게임의 재미를 위한 가장 본질적 부분이며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는 대표적 영업 비밀"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공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월 23일 한 게임 관계자 의견에 따르면, “확률을 공개하라는 것은 라면 스프의 구성비를 공개하라는 것과 똑같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사기업의 영업 비밀을 소상히 밝히라고 하느냐”라는 것입니다. 또 협회는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변동 확률’이기 때문에 확률이 이용자의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는 물론이고 개발자도 확률을 모른다는 주장을 합니다 . 소비자가 돈을 내고 상품을 얻을 확률이 어느 정도 인지 알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관점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이용자들은 이미 조작을 했기 때문에 공개 못할 뿐더러 이대로 두면 계속 조작할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반대하는 게임협회에 대해서 입법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계는 여러 차례 자정 기회를 외면했고 이에 게임 이용자의 신뢰는 사라졌고, 반대로 불만은 계속 커져 왔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한국식 확률형 아이템 모델은 게임 재화를 얻기 위해서 온전히 운에 기대야 하며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얼마일지 알 수 없고, 상한선도 없는 것은 문제라고 합니다. 강원랜드 슬롯머신도 당첨 확률과 환급율을 공개하고 있는데 게임이 왜 공개를 안하는 것이냐는 것입니다. 확률을 공개하면 수익이 준다고 게임 기업들은 말하지만 이용할 사람들은 여전이 이용할 것이고 만약 그간 속여왔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한편 해외 기업들이 이런 확률 공개 등으로 인해 사업하기 어렵다면서 철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2월 24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이상헌 의원 등이 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게임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확률정보를 공개하는 사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데, 사실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요?

▶일본은 자율공개 수준이고 감시기구는 없다고 주장하는데요, 아울러 미국, 유럽 등 대다수의 국가는 확률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하지만 영국은 정부차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구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왕립공중보건학회는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며 `18세 미만 게임`을 상대로 관련 아이템 삭제하게 했습니다.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분류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의 이른바 `컴플리트 가챠(뽑기로 나온 결과물을 합성해 다른 결과물을 만다는 방식)`를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한 `개정 경품법`이 시행하고 있습니다.다만 역차별 주장도 여전히 있기는 합니다. 해외 온라인 게임은 규제하지 않고 국산 게임만 규제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개정안에서 밝힌 확률 공개가 실효성이 없고 합법적으로 게임에 도박성이 쉽게 포함될 수 있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개정안을 통해 게임위에서 관리하는 것 보다는 판매품목에 대한 강제력을 공정거래위원회나 사행성감독위원회에서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대신 세금을 매우 강하게 매기라고 합니다. 일단 규제법안 무용론이건 규제법안 찬성론이거나 간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네, 여기까지 듣죠. <문화로 읽는 세상>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1-04-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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