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지금] 프란치스코 교황 "변방을 등지는 정치는 `중심`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

[바티칸은지금] 프란치스코 교황 "변방을 등지는 정치는 `중심`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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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0 17:00
▲ 18일 집무실 창가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주일 삼종기도를 바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사진=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 바티칸뉴스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전문]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교황께서는 지난 주일부터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과 함께하는 부활 삼종기도를 다시 시작하셨군요. 이날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1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셨습니다. 광장에는 예전처럼 신자들이 아주 많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리지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교황님은 탁 트인 광장에서 다시 삼종기도를 통해 신자들과 만나는 이날 얼굴에 기쁨의 미소를 보이시면서, “광장이 그리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날 삼종기도 훈화에서 교황님은 세 가지 동사, 곧 ‘바라보기’ ‘만지기’ ‘먹기’라는 동사를 묵상하셨는데요. 이 동사들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유혹에서 우리를 지켜준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특히 먹는 것과 관련해, 식구처럼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먹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핵심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예수님은 유령이 아니라 살아 계신 분이시라면서, 이것이 너무나도 놀라운 현실이기에 우리는 종종 이것이 진짜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곤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의 학설이나 윤리적 이상이 아니라, 그분과의 살아있는 관계이며, 부활하신 주님과의 살아있는 관계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이날 훈화에서는 ‘바라보다’와 ‘만지다’라는 동사를 묵상하신 부분이 특별히 돋보였는데요. 단순히 거리를 두고 눈으로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서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바라보기’는 타인의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 다른 쪽으로 얼굴을 돌리려는 유혹을 거스르고 무관심을 거스르는 첫걸음입니다. 바라보는 것입니다. 자문해 봅시다. 나는 예수님을 단순히 ‘보는가’ 아니면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바라보는가’? 두 번째 동사는 ‘만지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유령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당신을 만지라고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나를 만져 보아라!’ 예수님께서는 당신과의 관계나 우리 형제자매들과의 관계가 ‘거리’를 둘 수 없다는 사실을 제자들과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거리를 두는 그리스도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는 차원에만 머무는 그리스도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바라보기를 요구하고, 가까이 다가감을 요구합니다. 사랑은 접촉과 삶의 나눔을 요구합니다.”


▷ 성 베드로 광장에 이어 프랑스 루르드 성지에서도 다시 미사와 기도가 재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군요.

▶ 프랑스 루르드 성지의 성모 발현 동굴에서 다국어로 봉헌되는 미사와 지속적인 기도가 재개됐다고 합니다. 지난 12일부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제한조치를 고려하면서 다국어 미사, 기도, 부활 삼종기도, 묵주기도, 성체현시 등을 다시 시작했는데요. 실제로 순례객들이 루르드에 물리적으로 오지 못하더라도 TV나 SNS로 루르드가 순례자들에게 다가간다고, 루르드 성지를 담당하는 니콜라 벤트릴랴 신부님이 강조했습니다.

벤트릴랴 신부님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알려왔는데요. 어떤 순례자들은 벤트릴랴 신부님에게 자신이 루르드에 가지 못하더라도 대신 성모상 앞에 초를 하나씩 켜달라고 요청한다고 합니다. 가상의 순례객들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가족을 위해, 치유에 대한 감사 등의 지향과 함께 초를 대신 켜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성지는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개방하고 있고요. 매일 미사와 고해성사가 있고, 루르드 성지만의 특징인 ‘침수’도 가능은 하지만, 현재는 반경 10킬로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순례객들만 입장이 허용된다고 합니다.

▷ 프랑스 소식을 더 알아보죠. 지난 15일은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복원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마크롱 대통령이 공언한 시간 내에 복원을 마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있군요.

▶ 프랑스 정부는 파리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까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그때까지 완전한 재건이 가능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바티칸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임인 패트릭 쇼베 몬시뇰은 완전한 복원까지 15년 내지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그동안 복원 방식을 두고 원래 모습대로 할지, 현대적인 모습으로 할지 논쟁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까지 복원작업이라고 할 만한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복원을 위한 진짜 작업은 2022년이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붕괴된 건물의 일부를 재구성하고, 소성당들과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청소하고, 스테인드글라스와 첨탑 복원은 물론, 다락과 무너진 천장 재건을 위한 다양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복원에 쓸 참나무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요. 총 1500그루의 참나무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무를 자를 때 통나무의 치수나 지름이 동일해야 하고, 12개월 내지 19개월 동안 건조시켜야 대들보로 쓸 수 있다는데요. 현재까지 1000그루의 참나무가 베어졌고, 나머지는 내년 3월내로 벌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유엔난민기구의 최고대표가 교황을 알현했군요.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합니다.

▶ 교황님은 지난 16일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인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의 예방을 받으셨습니다. 대화의 골자는 수년 동안 이민이나 전쟁, 기아나 빈곤, 그리고 세계적 유행병이라는 비상사태 때문에 인구가 점점 더 부유한 나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여러 가지 국제사회의 상황을 교황님과 나눴다고 밝혔는데요. 예컨대 중남미의 상황, 그리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대규모로 나라를 떠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엑소더스’ 사건, 그리고 난민들을 환대하고 통합하는 공동의 기관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다.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특별히 유엔난민기구와 교황님의 견해가 온전히 일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올해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 채택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의 언급이 있었는지요.

▶ 그란디 고등판무관에 따르면 원래 유엔난민기구는 당초 3년만 시행하기 위해 지난 1950년 창설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여전히 유엔난민기구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유엔난민기구가 70년 넘도록 존속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는데요.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현시대가 가장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버리는 세상이라고 지적하면서,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표심을 얻고 선거에서 승리해 더 큰 권력을 쥐려는 사람들이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고 따라서 교황님의 메시지와 대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난민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귀울이는 형제애가 발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최근 상위 1%를 위한 정치, 부자들을 위한 정치가 부동산이나 선거권에서 연일 뜨거운 논란이 됐었는데요. 최근 교황께서 정치를 주제로 말씀하셨다면서요.

▶ 지난 15일 교황님은 런던 ‘신학과 공동체 센터’가 주최한 ‘민중에 뿌리 내린 정치’라는 국제 컨퍼런스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셨는데요. 여기서 교황님은 ‘민중에 뿌리 내린 정치’와 함께 ‘아래로부터의 미래’를 우리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오늘날 민중들의 삶에 뿌리를 내린 이러한 정치를 ‘포용적 포퓰리즘’이라고 부른 앵거스 리치(Angus Ritchie) 성공회 신부의 저서를 인용하시면서, 오늘날 우리에게는 형제애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는 정치는 절대 공동선을 증진하지 못할 것이고, ‘변방’을 등지는 정치는 절대 ‘중심’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여기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는 방법 중 하나는 민중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영성적, 종교적 가치를 폄하하고 경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시면서, 권력에 따라 이러한 가치들이 착취된다고 한탄하셨습니다. 하지만 민중의 삶에서 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해야 우리는 정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것이 ‘민중을 위하여, 민중과 함께’ 일하기 위해 신앙공동체가 함께 친교를 이루는 이유라고 덧붙이셨습니다.

▷ 교황께서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기도에 관한 교리교육을 이어가고 계시죠. 이번이 스물아홉 번째 시간입니다. 주제는 무엇이고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14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통해 ‘교회는 기도의 스승’이라는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교회의 본질적인 임무는 ‘기도하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이렇게 두 가지라고 강조하시면서, 악마가 교회를 무너뜨리려 할 때는 교회가 기도하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교회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야심차게 나서는 끈끈한 조직들을 언급하셨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조직들에서 그저 토론이나 언론보도만 남발하고 기도가 빠져 있다면 그것은 교회의 변화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아울러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성경의 말씀으로 반문하시면서, 혹시 ‘믿음의 장사꾼들’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고 초대하셨습니다. 여기서 믿음의 장사꾼들이란 자선활동과 다른 많은 좋은 일을 하지만 기도하지 않고 믿음을 파는 단체들을 암시합니다. 교황님은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다면 믿음의 등불이 꺼져버릴 것이라면서, 신앙과 기도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기도라는 기름이 있는 한, 믿음의 등불이 이 세상에서 항상 켜져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기도라는 기름이 있는 한, 교회의 참된 믿음의 등불은 이 세상에서 항상 켜져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이끌고, 우리의 가난하고 나약하고 죄 많은 삶을 이끌고 가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이러한 것들을 확실하게 이끌고 갑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기도하는가? 우리는 기도하는가? 어떻게 기도하는가? 앵무새처럼 기도하는가, 아니면 마음으로 기도하는가? 어떻게 기도하는가? 나는 확실히 교회 안에서 기도하고, 교회와 함께 기도하는가, 아니면 내 생각들에 따라 기도하고, 내 생각들을 기도로 만드는가?’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이방인들의 기도이지,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아닙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4-20 17:0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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