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구원 "이동권 확보 위해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쏘다니기)’ 시작"

[인터뷰] 이구원 "이동권 확보 위해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쏘다니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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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0 18:50
▲ 장애인 이동권 실태 파악을 위해 저상버스를 이용해보는 이구원 활동가(사진=인권연대 <숨>)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구원 / 인권연대 <숨> 장애인 인권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이동권 확보 위해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쏘다니기)’ 시작
장애인의 날(4월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기도 해

지자체마다 장애인 콜택시 운영 규정 제각각
지하철역 장애인용 리프트 지상 올라오는데 1시간 걸린 적 있어

대중교통수단 이용하는 장애인이 안 보인다고? 출퇴근할 일터가 없어
휠체어 타고 이용할 수 있는 저상 고속버스 국내에 2대뿐


[인터뷰 전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을 장애인들은 얼마나 자주, 또 쉽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팔다리 없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 선교사가 된, 지금은 청주 인권연대 <숨>에서 일하고 있는 이구원 장애인 인권 활동가 연결해 이 문제 짚어보죠.

▷이구원 활동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현재 청주의 인권연대 <숨>에서 장애인 인권 활동가로 일하고 계신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 소개부터 해주시겠어요?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면 인권연대 <숨>은 기업이나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인권단체고요. 그리고 일상에서의 인권활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체입니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인권교육 요청이 들어오면 인권교육을 진행하고요. 정기적으로 1년에 1, 2회 ‘숨 쉬는 강좌’라는 이름으로 대중 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평화기행이라고 해서 인권과 민주주의 현장, 가령 제주 4.3이라든가 광주 5.18, 6월 민주항쟁 같은 민주주의 현장을 방문하고 그 현장들을 경험해 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의 눈으로 도시 바라보기라는 취지로 ‘도시 쏘댕기기(쏘다니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가 더 있는데 앞으로 진행할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라는 사업이 있고요. 다양한 독서모임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전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선교사의 삶을 사시다 활동가로 방향을 튼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선교사의 길이 저의 삶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활동가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고요. 다른 활동들도 조금 하긴 했습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장애인 인권 분야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데 그중에서 대중교통 부분에 가장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고 계십니까?

▶저상버스에 앞서 조금 더 얘기하자면, <숨>이라는 단체를 알게 된 것은 앞에서 얘기했던 소모임이나 이런 활동들에 참여하면서입니다. 그리고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라고 하지만 저희 인권운동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들은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장애인에게는 이동하는 권리가 가장 기본 권리인데도 말입니다. 이 때문에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라는 사업을 동료들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장애 인권 교안도 준비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인권 지침서 같은 건가요? 어떤 내용들을 준비하고 계세요?

▶인권 지침서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요. 인권 지침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국제협약도 있고, 세계 장애인권 선언도 있고, 여러 가지 인권에 관한 법률이 있기 때문에 지침서를 따로 준비한다고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장애 인권 교안은 저희가 활동하면서 인권이나 장애인 인권에 대한 교육 요청이 들어왔을 때 교육하기 위한 내용들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인권에 대한 내용을 기초로 교안의 토대를 잡고 있는 과정이고요. 장애인 인권의 역사라든가 저의 경험들을 최대한 교안에 담아서 왜 장애인 인권을 말해야 하는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타고 쏘댕기기, 교통 불편 개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계신데요. 활동을 하시려면 출퇴근도 해야 하고 활동가로서 여러 현장을 다닐 일이 많을 텐데요, 평소 이동은 어떻게 하십니까?

▶출퇴근은 운 좋게 가까워서 전동 휠체어로 하고 있어요. 시내를 가거나 시외를 갈 때는 물론 저상버스라는 이동 수단도 있지만 특별 교통수단이라고 장애인 콜택시가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이동하고, 시외 같은 경우에는 KTX나 지하철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장애인으로 살면서 누구보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가장 잘 아시잖아요. 직접 체험하고 살고 계신데 현재 교통 약자에 대한 교통수단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사실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 자체는 기본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애인 분들이 싸워서 얻어낸 결과물이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특별 교통수단과 저상버스 등이 있긴 합니다만 사실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되게 많습니다.

특별 교통수단이라고 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운영 규정이 달라요. 어떤 지역은 예약을 하게끔 되어 있고, 어떤 지역은 24시간 이용하지 못하고요. 또 어떤 지역은 아예 장애인 콜(call) 자체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군 단위 마을이라든가 이런 지자체에는 교통수단 자체가 없는 경우들이 많고요. 저상버스 또한 전국 보급률이 아직 28%밖에 안 되고, 저상버스가 갖춰져 있는 지역들 간의 격차가 굉장히 큽니다.


▷현재 서울의 웬만한 지하철역에는 휠체어 리프트와 엘리베이터가 있죠. 저상버스도 서울 같은 경우에는 비장애인은 많이 이용하지만 정작 그걸 이용하는 장애인 분들을 잘 눈에 뜨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용자가 왜 이렇게 없다고 보십니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특히 아까 잠깐 리프트 얘기를 하셨지만 리프트의 경우는 굉장히 느리고 위험한 부분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제가 서울에서 리프트를 이용할 때 지하에서 지상까지 올라가는데 거의 1시간이 걸리기도 했어요. 그만큼 느리기도 하고 위험해서 많은 장애인 분들이 그걸 이용하다 돌아가시고 그걸로 인해서 엘리베이터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투쟁하셔서 엘리베이터로 많이 전환이 된 거긴 합니다.

대부분의 지하철이나 이런 곳들이 엘리베이터로 전환이 되었는데 이용률이 낮은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도적 부재와 인식과 시선에서 오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저상버스가 갖춰져 있다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수도권에도 보급률이 50% 채 못 되는 거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지하철 역시 장애인들이 이용할 때 표현이 좀 그렇지만 ‘지옥철’이라고 하듯이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이용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있을 테고, 더군다나 이동권은 노동권하고도 결합이 되어 있거든요. 일자리, 일할 수 있는 권리 이런 것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데, 실제 장애인 당사자들이 일터에 가서 일을 하거나 이런 것이 지금으로서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노동 시스템 자체도 비장애인들 중심의 일자리가 많고 장애인 특성에 맞게 일자리들이 설계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에 똑같이 일하고 비장애인들과 비슷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용자가 없다고 봅니다.


▷프로젝트 이름이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인데, 이거는 연중기획으로 진행하는 겁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입니까?

▶이거는 연 4회, 더 늘어날 수도 있고 횟수는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저상버스를 타고 시내나 또는 시외를 다니면서 실제로 버스를 이용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 예를 들면 저상버스 문제가 단순히 버스 운행율도 문제지만 보행권, 버스 주변 정류장 상태라든가 승객과 기사들의 시선,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복합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저상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그런 내용들을 조금 정리하고 그런 정리된 내용을 언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자체에 불편 사항들을 개선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요. 이런 방향으로 정기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장애인 90% 이상이 여행을 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여행을 가는 사람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해요. 기차나 고속버스, 항공기와 선박의 편의시설은 어떻습니까?

▶우선 고속버스부터 말씀드리면, 고속버스도 장애인들이 외치고 싸우셔서 최근에 2대 도입돼 운행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 지금 휠체어 탈 수 있는 저상 고속버스가 전국에 2대밖에 없습니다. 작년과 2019년에 생겼을 겁니다.

그리고 항공기랑 선박은 회사마다 차이가 큽니다. 법률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자본이 얼마나 투입될 수 있느냐에 따라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기도 하고 안 갖춰져 있는 항공사나 선박도 많습니다. 그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사실 장애인들에게 여행이 불편한 이유는 금전적으로 안정돼 있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고요. 또는 예를 들어서 교통수단을 이용해 목적지에 가도 건물에 경사로가 많고, 숙소에 편의시설들이 없기 때문에 여행가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인권 활동가로서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고, 어떤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하세요?

▶우선 저는 대단한 목표를 갖고 있진 않습니다. 그냥 제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차별, 경험들을 얘기하는데, 사실 이런 차별들이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많은 장애인들의 문제입니다. 또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문제라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점들을 얘기하고 사람들과 함께 그런 것들에 대해 저항하고 또는 이런 도시 쏘댕기기라든가 일상적인 인권 활동들을 통해서 작은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삶에서 불편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다, 그렇게 바꾸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삶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런 생각으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해 인권연대 <숨>의 이구원 장애인 인권 활동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4-20 18:5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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