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은 지금] 교황청 직원들 40유로(5만 원) 이상 선물 받으면 안 돼

[바티칸은 지금] 교황청 직원들 40유로(5만 원) 이상 선물 받으면 안 돼

교황, 교황청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방지책 담은 자의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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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4 17:00
▲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시성 관련 추기경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근영 / 바티칸뉴스 번역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코너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함께하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바티칸뉴스 김근영 가비노입니다.

▷ 지난주는 부활 제5주일이었는데요. 이날 교황께선 부활 삼종기도에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교황님은 지난 2일 부활 제5주일 부활 삼종기도에서 주님 안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가지 없는 나무는 없으며, 나무 없는 줄기도 없다”면서,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과 가지인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예수님도 가지인 우리를 필요로 하신다는 게 대담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교황님은 우리가 가지처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증거라는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아본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요한 15,7). 이 또한 대담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입니다. 우리 생명의 풍요로움은 기도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처럼 생각하고, 그분처럼 행동하며,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보게 해달라고 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또한 우리의 형제들과 자매들을 사랑하고, 주님께서 행하셨던 것처럼,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부터 시작해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선함의 열매, 사랑의 열매, 평화의 열매를 세상에 전하도록 청할 수 있습니다.”


▷ 교황께서 교황청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교서를 발표하셨다면서요. 무슨 내용인가요.

▶ 지난달 29일 교황님은 교황청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셨는데요. 자의교서 형태로 발표된 이번 교황교서는 모든 고위공직자들이 테러, 자금세탁, 탈세에 연관된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으며, 불법적인 활동에서 기인한 재산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또한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교회의 사회교리에 반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밝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번 자의교서의 가장 의미있는 내용은 모든 교황청 직원들이 한국돈 약 5만원에 해당하는 40유로의 물품을 수수하는 일을 금지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공직자 윤리와 투명성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교황청의 각 부서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은 처음 취임하거나 채용될 때 이러한 신고서에 서명해야 하고, 2년 주기로 갱신해야 합니다.


▷ 그렇군요. 만일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내용을 누락하면 어떻게 됩니까.

▶ 교황청 재무원이 신고서 내용의 진위여부를 검토하는데요. 만일 거짓이나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면 교황청은 그 당사자를 해임시킬 수 있고, 그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경우 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루카 복음의 말씀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요.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루카 16,10)입니다. 재무 투명성에 관한 교황님의 이러한 행보는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교황청 개혁의 일부로 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만 해도 교황님은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되던 공공입찰의 공정성 등을 국제기준으로 끌어올리는 규정을 승인하셨고요. 국무원에 집중된 교회의 기금관리 기능을 사도좌재산관리처(APSA)로 이관함으로써 교황청의 재무구조를 혁신하고 재무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 바티칸 출판사가 신간을 냈다는 소식이 있군요.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 바티칸 출판사는 최근 『희망의 힘』이라는 신간을 출판했는데요.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하던 지난해에 코로나19에 관해 언급하신 교황님의 다양한 말씀을 엮은 것입니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랑크 라바시 추기경님은 이번 신간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영혼에 남겨진 상처를 진정시키는 영적인 백신이라고 설명하셨는데요. 우리를 연약하면서도 동시에 귀중한 보석으로 부르시는 교황님의 모습과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바라보며 환난에도 포기하지 말라고 우리를 격려하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번 소책자에는 코로나19가 최초 발발할 당시 교황님의 여러 주요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고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신자든 비신자든 어떤 영적인 현실에 눈을 뜨게 했다는 측면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라바시 추기경님은 이번 신간과 관련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시대의 비극은 무관심, 곧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를 등한시하며 규칙이나 규정을 어기는 모습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1년 후 등장하는 이러한 무질서가 연대와 사랑에 대한 감수성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경고하셨습니다.


▷ 남수단에서 주교임명자가 총상을 입었다는 끔찍한 소식이 있군요.

▶ 네, 지난 3월 8일 남수단의 남수단 룸벡교구의 교구장으로 임명된 카를라사레 신부님이 지난달 26일 새벽 현지에서 2명의 무장괴한으로부터 총상을 입었습니다. 카를라사레 신부님은 이탈리아 비첸차 출신으로 콤보니 선교수도회 소속인데요. 다행히 병원으로 이송돼 수혈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카를라사레 신부님은 오는 5월 23일 주교품을 받을 예정인데요. 놀랍게도 자신에게 총을 쏜 사람을 용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용의자는 24명이 체포됐는데요. 총격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룸벡 지역이 부족 간 분쟁으로 수년 전부터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카를라사레 신부님이 공격을 당한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 교황께서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기도에 관한 교리교육을 이어가고 계시죠. 이번이 서른한 번째 시간입니다. 주제는 무엇이고 무슨 말씀을 하셨나요.

▶ 교황님은 지난 21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통해 ‘묵상 기도’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진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명상이나 묵상이라는 기도의 형태가 세상의 거의 모든 종교에서 실천하는 방식이라면서, 심지어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묵상이나 명상을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묵상은 인생에서 잠시 멈춰 심호흡을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맥락에서 묵상기도의 특수성은 성령의 인도하심이 반드시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성령께서 이끌어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기도할 수 없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성령의 은총 덕분에 우리는 예수님이 계신 복음의 현장,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시던 요르단 강의 현장에 있을 수 있고, 카나의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으로 그 현장에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묵상 기도를 통해 복음이 전하는 여러 가지 치유 신비를 보고 놀라워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그리스도인의 묵상 기도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위한 길이라면서, 내적 평화는 그 결과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세례 받은 사람의 기도가 지나가는 큰 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묵상 기도란 예수 그리스도라는 문을 거쳐 들어가는 것입니다. 묵상을 실천하는 것도 이 길을 따릅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완전한 앎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자아에 대한 가장 깊은 이해를 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합당합니다만, 그리스도인은 다른 무언가를 찾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절대 타자와의 만남입니다. 곧,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느님과의 초월적인 만남입니다.

만일 기도 체험이 우리에게 내적 평화나 자제력이나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어떤 확실성을 준다면, 이는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은총에서 나오는 결과, 곧 예수님과의 만남에 따른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묵상 기도는 성경의 한 구절이나 말씀에 인도되어 예수님을 만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 네. 교황의 말씀과 행보, 그리고 교황청의 동향을 살펴보는 <바티칸은 지금>, 김근영 번역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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