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정수용 "이윤 극대화의 탐욕에 건물도, 생명도 무너집니다"

[사제의 눈] 정수용 "이윤 극대화의 탐욕에 건물도, 생명도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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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1 14:00 수정 : 2022-01-21 14:03


지난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옥상에서 콘크리트를 부어 넣는 작업 중, 23-38층 구간의 외벽과 내부 구조물 일부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 6명이 실종됐고, 다수는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철근이 어지럽게 튀어 나와 있고, 콘크리트 덩어리도 위태롭게 매달려 있어 수색과 구조 작업도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도 붕괴된 건물 외벽에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어 구조작업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광주에서는 또 다른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입니다. 이 사고는 도심 재개발 사업을 위해 건물을 철거하던 중, 순식간에 건물이 7차선 도로로 쓰러져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너진 건물이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두 사고에 책임을 맡고 있는 회사가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입니다. 6개월 사이로 연이어 벌어진 건설현장 붕괴사고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사고는 조사 결과 공기를 단축시키려 건물 중간에서부터 무리한 철거 작업을 진행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 1월의 사고 역시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기 위해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양생 작업이 불량으로 진행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온도를 5도 이상 유지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양생 과정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했어야 했는데, 불량 양생의 정황이 다수 발견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조급증과 안전 불감증이 만든 인재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결국, 공기를 단축시켜 더 큰 이윤을 남기고자 했던 탐욕의 결과입니다.


2021년 산재 사고 사망자 수는 무려 828명으로 이중 절반이 건설업 사망사고로 조사되었습니다. 가족과 생계를 위해 매일 오가는 직장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시대와 기업의 탐욕 때문에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제도가 무시되며, 절차가 생략됩니다.


아무리 법과 제도를 바꾸고, 처벌을 강화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죽음의 일터, 후진적 건설 사고는 또다시 반복 될 수 있습니다. 사고 6일 만에 현장을 찾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실종자 가족들과 단 5분간, 단 5분간 면담을 한 후 임시천막을 나왔다고 합니다. 어떻게 5분이란 시간에 충분한 사과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 입니다.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 그리고 기업의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돈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이윤 극대화의 탐욕에 건물도, 생명도 무너집니다" 였습니다. 하루빨리 실종자 수색과 사고 현장 수습을 염원하며,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과 함께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2-01-21 14:00 수정 : 2022-01-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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