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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의 삶은 신자를 위해 죽는 것… 주님께 맡기겠습니다”

“주교의 삶은 신자를 위해 죽는 것… 주님께 맡기겠습니다”

제4대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서품·착좌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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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발행 [1609호]
▲ 서상범 주교가 9일 서울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거행된 군종교구장 착좌식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유수일 주교 인도로 교구장좌에 착좌하고 있다.

▲ 서상범 주교가 주교 서품 예식에서 제단 앞에 엎드려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고 있다.



제4대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서품 및 착좌 미사가 봉헌된 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일찍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화창한 날씨 속에 일찍 도착한 축하객들은 서상범 주교와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눴다. 서상범 주교 착좌식에 참여한 이들은 서 주교가 착한 목자, 좋은 주교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자들의 축하 인사 이어져

김진택(토마스 아퀴나스) 한국 가톨릭 군종후원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군종교구장에 착좌하신 서상범 티토 주교님 서품을 충심으로 축하드리며, 이임하시는 유수일 주교님께서 늘 청빈과 열정으로 저희를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군종사제로서 사목하고 군종실장을 역임하고 군종교구 총대리로 봉직하신 것은 주님께서 큰 바위로 쓰시려고 갈고 닦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며 “저희 군종후원회 구성원 모두는 주교님께 순종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대교구 군종후원회 회장 고문희(포카)씨는 “서 주교님이 젊은 군인들하고 더 멋있게 활동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더욱더 많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군종교구 국군중앙본당 성모회장 김다혜(비르지타)씨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저희 군종교구 성당에서도 비대면 미사로 이뤄졌고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모든 장병과 형제 교우들이 무척 힘들고 어려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제 주교님께서 새로 오셔서 주교님의 사목표어인 ‘주님은 나의 힘, 나의 방패’ 아래서 저희가 영적으로 충만한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서상범 주교의 외사촌 누나 김시경(마리비아, 영원한도움성모수도회) 수녀는 “어릴 적 여름방학 때 외가에서 만나 과수원에서 포도를 따 먹으면서 놀던 생각이 난다”며 “서 주교의 착좌가 정말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힘이 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양들을 잘 돌보는 선한 목자, 좋은 주교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신학교 동기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보건정책실장 이경상 신부는 “우리 동창 중에서도 주교님이 나와 기쁘다”며 “군을 워낙 잘 아는 주교님이라 잘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교 임명 직전까지 사목했던 서울 대치동본당에서도 많은 신자가 서 주교의 착좌를 축하하기 위해 참여했다. 대치동본당 사목회장 조규영(라파엘) 회장은 “주교님을 위해 멀리서 나마 기도를 드리고 군종교구 발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콜럼버스기사단 문찬홍(바오로) 회장은 “서상범 주교는 병사부터 높은 계급까지 아우르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서 주교님의 착좌는 콜럼버스기사단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서상범 주교는 2014년 7월 서울 용산 군종교구 국군 중앙성당에서 콜럼비아기사단 한국 내 첫 평의회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평의회’ 담당으로 일하는 등 콜럼비아기사단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 서상범 주교가 교구장좌에 착좌 후 군종교구 사제단에게 충성 서약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죽어야 하는 자리

서상범 주교는 착좌 미사 답사에서 지난 2월 주교 임명 직후 걸려온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전화 내용을 소개했다.

“제가 주교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 ‘큰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아마 앞선 주교님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임명 직후 염 추기경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축하의 말씀 전에 한 마디. ‘죽겠지!’ 용용 죽겠지도 아니고 어찌 제 마음을 그렇게 꼭 찍으셨는지. 그러면서 덧붙이셨습니다. ‘주교의 삶은 신자를 위해 죽는 삶, 주님께 맡기고 사는 거야.’ ”

또 서 주교는 “지금은 병상에 계시지만 혜화동 주교관으로 정진석 추기경님을 찾아뵈었을 때 ‘주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죽어야 하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자리를 빌려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서 주교는 이어 역대 교구장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서 주교는 33년 사제생활 가운데 27년을 군종교구에서 사목한 군 사목의 산증인으로 역대 교구장인 고 정명조(전 부산교구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유수일 주교를 모두 모셨다.

“저는 군종사제와 총대리로 27년을 생활하면서 세 분의 교구장님들을 모셨습니다. 고인이 되신 초대 정명조 주교님은 군종교구의 초석 닦으셨습니다. 아마 오늘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며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제2대 교구장으로 교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자리매김을 하신 이기헌 주교님 감사드립니다.”


▲ 군종교구장 착좌식 후에 열린 축하식에서 서상범 주교가 안소윤·두소담 모녀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유일한 어린이 참석자 두소담양

착좌식이 열린 명동대성당 대성전은 코로나19로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 출입 인원을 통제했다. 그래서 주교단, 군종교구 사제단과 교구민, 군종후원회, 대치동본당 신자 등 참여자가 어른들뿐이었다. 그런데 12시 반쯤 엄마와 함께 꽃을 든 어린이가 나타났다. 성전 입구에 있던 서상범 주교가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서상범 주교와 환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은 이들은 성전 안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이들이 누구인지는 주교 착좌 축하식 때 확인됐다. 화동은 두소담(프란치스카), 엄마는 안소윤(세레나), 두 사람 다 대치동본당 신자였다. 서상범 주교의 착좌식 축하를 위해 특별히 참여했다. 두소담양은 이날 착좌식에 참여한 유일한 어린이였다.

“서상범 티토 주교님, 주교님 착좌식에 우리 소담이가 화동을 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었고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정말 주교님 항상 영육 간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항상 행복하시길 저희가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종교구 모든 신부님과 군인 모두에게도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신임 군종교구장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미사에 참여한 불교와 개신교 측 종교인들.



스님과 목사와 주먹 인사

착좌 미사가 봉헌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성전 중간쯤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손님들이 있었다. 특히 가사와 장삼을 갖춰 입은 스님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불교 군종교구장 선묵혜자 스님, 불교 군종교구 부교구장 성진 스님, 국방부에 근무하는 상원 스님, 기독교 군종교구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가 바로 그들이다.

전임 유수일 주교는 가톨릭평화신문과 가진 퇴임 전 인터뷰에서 “서상범 주교는 군종장교로 복무할 때 타 종교 군종장교나 가톨릭 신자가 아닌 고위 지휘관과도 관계가 좋았다”고 했다. 이들은 착좌식이 끝날 때까지 거의 3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서 주교의 착좌를 축하했다. 축하식이 끝난 후 서상범 주교는 이들이 앉아 있는 자리로 찾아와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눴다. 유수일 주교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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