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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영세자 수 급감… 미사 참여 줄고 세대 양극화 심해졌다

팬데믹으로 영세자 수 급감… 미사 참여 줄고 세대 양극화 심해졌다

2020 한국 교회 교세 통계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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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발행 [1609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은 교회사에서 ‘코로나19 통계’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성사와 신앙 교육, 피정, 모임 등이 모두 크게 감소했고, 청소년 주일학교를 비롯해 신심 단체의 활동은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초 기쁜 마음으로 예비자 교리교육을 시작했다가 공동체 미사 중단과 모임 금지로 1년 내내 세례성사를 베풀지 못한 본당도 있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이 모든 교회 활동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 신자 감소


지난해 2월 27일 한국 천주교회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본당의 공동체 미사를 일제히 중단했다. 두 달 뒤인 4월 말 미사가 재개됐지만, 8월 중순 다시 찾아온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으로 전국 교구는 다시 2주 넘게 미사를 중단했다. 강화된 정부 방역지침으로 미사 참여 인원이 좌석 수의 10~20%로 제한됐고,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미사와 모든 모임이 중단되면서 성당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환경과 상황이 지속됐다.

지난해 코로나19를 뚫고 세례를 받은 영세자 수는 3만 285명으로, 전년도(8만 1039명)에 비해 62.6% 감소했다. 2018년 16.4%까지 감소한 바 있지만, 이만큼 새 신자 수가 떨어진 것은 유례가 없다. 그나마 3만 명 넘게 세례를 받은 것은 각 교구와 본당이 온라인 교리 등으로 발 빠르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선교의 황금어장’ 군종교구도 부대 내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영세자 수가 전년대비 78.7% 감소한 3078명에 불과했다. 이 탓에 0~4세 연령의 유아영세자 수가 3618명으로 가장 많은 영세자 수를 배출한 연령대로 기록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교리교육 기간이 필요한 다른 연령대에 비해 0~9세의 유아영세자 수(6298명)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미사 참여와 성사생활의 어려움

주교회의는 이번에 공식 미사 참여율을 표기하지 않았다. 교구와 본당별 미사 중단과 재개 시점도 다른 데다, 정확한 참여자 파악이 어려웠던 탓이다. 의정부교구는 교구 판단하에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다른 교구 중에도 누락된 본당들이 있는 등 정확한 지표를 내기 어려웠다. 이에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수집된 데이터로 집계한 결과, 지난해 전체 신자 대비 주일 미사 참여율은 9.8%로 파악됐다. 의정부교구 신자를 제외하더라도 10.3%로, 전년 대비 46.5%p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전년에 비해 2명 중 1명은 미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지난해 가톨릭평화방송TV 주일 미사 시청률과 유튜브 주일 미사 조회 수가 전년 대비 각각 623%, 555% 증가한 데 대해 “많은 신자가 성찬례 참여의 열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 미사 참여와 불가피하게 축소 지향적으로 이뤄지는 방역 상황에서의 미사 참여가 신자들의 신앙 의식과 전례 감각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부활ㆍ성탄 판공성사 참여율도 각각 52.5%p, 67.8%p 감소했다. 견진ㆍ병자ㆍ고해ㆍ혼인성사, 첫 영성체 등 모두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성사생활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해 총 21만 3502회 혼인 가운데 교회혼(7915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43%p 감소했다. 교회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6%대였으나, 꾸준한 혼인 감소와 코로나19로 예비부부가 혼인을 미루면서 교회혼이 줄었다.

성인 신앙교육과 신심 활동도 급감했다. 성령쇄신운동 97.7%(9563→218명), 피정 93%(25만 6210→1만 8054명), 신앙강좌 89%(35만 5212→3만 8960명)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 내 세대 양극화 현상 지속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지속됐다. 10~24세 청소년 신자 비율은 전체의 10.9%(64만 4431명)에 그쳤지만,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은 22%(130만 2590명)로, 세대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10년 전보다 청소년 신자가 6%p 줄어든 반면, 어르신 비율은 8.4%p 늘었다.

주일학교 학생 수도 꾸준히 감소 추세다. 전국 1767개 본당 가운데 83.8%인 1481개 본당이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4.7%p 감소한 것으로, 많은 주일학교가 코로나19로 운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다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교회의 고령화 정도는 한국 사회보다 더욱 가파른 추세를 보인다. 60세 이상 어르신 신자 비율은 동일 연령대 주민등록 인구 비율보다 훨씬 많고, 10대 이하는 더 적은 비율로 나타났다. 20대 초반 이하에서는 인구 대비 신자 비율에서 평균인 11%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결국 교회가 본당을 중심으로 한 교회 전반을 좀 더 청년 친화형으로 바꿔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청소년 사목이 본당 중심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삶의 자리를 중심으로 베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1인 가구와 독거 어르신 가구 증가에 따라 “가난한 청년 세대와 고령의 독거 노인들을 위한 사목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도 분석했다.

사제 고령화 현상도 지속 중이다. 30대 사제 비율은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60대 후반은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65세 이상 사제 비율이 15.1%에 달하고, 원로 사목자도 전체의 10%에 달한다.



신학생과 수련자 감소

지난해 성직자 수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한 주교 40명, 신부 5538명(외국인 156명 포함)으로 총 5578명이다. 전년보다 56명 증가했다. 2020년 사제품을 받은 교구 사제는 97명으로 전년보다 28명 감소했다.

전체 신학생 수는 교구 928명, 수도회 253명으로, 교구 신학생 수는 10년 사이 32.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입학한 신학생 수는 지난해 139명으로, 최근 10년 가운데 세 번째로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학교 입학자 수는 일반 학생을 포함한 162명으로 10년 전보다 20.6% 감소했다. 신학교별 입학 충원율은 서울(112%), 대구(110%), 인천(81.3%), 광주(60%), 수원(36.7%), 대전(3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회의 전체 남자 수도자 수는 지난해 32명 증가한 1만 1778명이었지만, 남자 수련자 수는 67명으로 전년보다 30명이 감소했다. 반면, 여성 수도자 수는 7명 감소해 1만 152명으로 집계됐지만, 여자 수련자 수는 13명 증가한 268명으로 조사됐다. 남자 수련자 감소율(-30.9%)은 최근 10년 중 가장 컸다.

해외에 파견된 선교사 수는 1137명으로 사제 245명, 수녀 83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보다 2.2%(25명) 증가했으며, 2010년보다 26.8% 증가한 수치로, 한국 교회가 밖으로 나가 나누는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의 시사점

이번 통계 결과는 보건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잠재돼 있던 위기의 지표들이 코로나19를 만나 폭발적 형태로 충격을 안겨준 현상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회는 ‘주일 미사와 성사생활 회복’을 향한 고민이 더욱 절실해졌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번 통계를 발표하면서 “교회는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인 미사 전례의 중요성이 약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온라인 미사 전례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코로나 시기 동안 신자들의 신앙생활 양태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 다면적인 방식의 친교 노력과 어렵고 힘든 계층에 대한 교회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리 교회가 쇄신돼야 하고,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요청받는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의 도전은 교회가 본질적 신원과 사명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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