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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깎고 다듬다보면 새겨지는 신앙의 즐거움

‘뚝딱뚝딱’ 깎고 다듬다보면 새겨지는 신앙의 즐거움

[숨, 쉼, 공간] (2)가톨릭목공예 장재덕(바실리오) 회장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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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8 발행 [1609호]



내면이 행복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외면이 행복해 보일지라도 내면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지 않으면 그것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성물 조각을 가르치는 것이 신앙생활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신앙생활의 즐거움을 느끼시도록 말입니다. 작품의 결과는 어떻게 나와도 괜찮습니다. 작품이 잘 나오고 못 나오는 것은 반복작업에서 나오는 것일 뿐입니다.

성물 조각은 세상의 조각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의 조각은 외형적인 미를 추구하는 면이 크지요. 하지만 성물 조각은 그리스도적 본질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외형에 매달리면 안 됩니다. 마음속 영적인 면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매달려야 합니다. 내면의 영적인 면이 활성화되면 결과물은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저는 이곳을 세상으로부터 피신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는 빠른 속도로 가지 않으면 안 되지만 이곳은 세상과는 다르게 느리게 갈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이야깃거리가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무언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랄까요. 이곳에 들어오면 안정감을 느낍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작업을 하면서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외롭지 않느냐고요. 그런데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오히려 외롭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외롭다는 것은 친하게 지내던 세상의 것들과 단절될 때 찾아오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후회는 많이 남습니다. 이 공간을 ‘피신하는 공간으로만 사용했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행복했던 것에 대한 결과가 이것인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곳을 키우지 못했고 성물 조각가를 육성하지 못한 탓입니다. 세월이 20년인데 저만 이렇게 하는 것 같아서, 많이 나누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큰 숙제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분들을 기다립니다. 신앙과 여정을 함께해야 한다면 신앙생활에 필요한 기도 도구를 만들고 그를 통해 신앙생활의 즐거움을 찾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가톨릭목공예 장재덕(바실리오) 회장

가톨릭목공예(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114길 43)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글=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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