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신부가 성경에서 건진이야기

제26회 십일조는 주님을 웃게 합니다

재생 시간 : 47:39|2015-05-27|VIEW : 11,410

참 세월이 빠릅니다.녹화를 위해서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날이 갑자가 추워져서 코트를 입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이번에는 옷을 하나 벗고 갈까말까를 고민했습니다.오랜 시간 시청해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열심을 내게 해 주시고 바쁜 중에도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마지막 ...

참 세월이 빠릅니다.
녹화를 위해서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날이 갑자가 추워져서 코트를 입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이번에는 옷을 하나 벗고 갈까말까를 고민했습니다.
오랜 시간 시청해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열심을 내게 해 주시고 바쁜 중에도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마지막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십일조에 관한 원고청탁을 거절하지 않은 것을 몹시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사제가 하는 하 많은 이야기 중에서 하필 '돈'얘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헌금 이야기를 한 후에 어김없이 따르는 원망과 질타를 듣는 것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헌금에 관한 글에는 긍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도 많고 헌금액수를 성찰하겠다는 고마운 경우도 있지만 뜻밖의 '토'를 다는 분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돈'이라는 물건이 얼마나 우리에게 예민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일들인데요.
참으로 우리네 심사가 야릇합니다.

얼마 전 일입니다.
제가 강의를 다니면서 제 책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제가 책 판매대에 앉아 사인을 해 주려고 대기하는 제가 불쌍해 질 때가 많습니다.
얼마나 책을 안 사는지...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성냥을 파는 소년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야속합니다.
제가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책을 쓴 것도 아니고 책 판매 이익금이 엄청난 것도 아닌데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사실 사제들 일이 많거든요.
책 한 권 쓰려면 잠 줄이고 사람 만나는 것도 삼가고 내외적으로 아주 쌀쌀맞은 인간처럼 굴어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런 희생을 헤아리신다면 그렇게 애를 쓰면서 사제가 뭔 말을 했는지 궁금해서라도 한 권씩 사 주실 것 같은데 참 냉정하게 외면합니다.
정말 안쓰고 말까 하는 생각이 굴뚝 같을 때도 많습니다...

헌금에 관한 가장 큰 오해는 헌금을 통해서 마치 하느님을 먹여 살리는 것처럼 착각하는 일입니다.
몇 푼 동냥하는 것처럼, 적선하듯 잔돈푼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게 하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교회의 헌금함은 동냥 주머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마음 없이 혹은 온전한 경외심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바치는 예물과 제사를 "싫다"고 거절하십니다.
그런 마음가짐일 때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할지라도 나는 들어 주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사 1,13-15)

십일조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십일조의 효시를 따져보고 싶은데요.
십일조는 하느님께서 먼저 요구하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발적으로 바친 ‘순수 예물’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창세기에는 십일조에 관한 이야기가 두 번 나오는데, 처음은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사제 멜키체덱에게 "모든 것의 십 분의 일"을 바친 일입니다. (창세 14, 21 참조)

그리고 두 번째 십일조는 야곱이 언급했습니다.
십일조가 율법이 되기도 전에 벌써 전통으로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제가 굳이 야곱과 관련해서는 '언급'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야곱이 십일조에 관한 한, 하느님께 공수표를 날렸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우리 헌금이 얼마인지, 가진 것의 몇 분의 몇을 봉헌했는지 계산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마음의 질을 보십니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변화되었듯이 야곱이 이스라엘로 달라졌듯이 당신의 자녀들이 새롭게 변화된 천국의 자녀다운 삶을 살기 원하십니다.
이왕이면 하느님께 선택받은 후에도 긴 세월 동안, 꼼수 부리고 머리 굴리며 허송세월했던 야곱이 아니라 우직한 아브라함을 닮기 바라십니다.
'세상의 모든 것의 주인이신 부자 아버지' 빽을 믿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보고 싶어 하십니다.

교회의 헌금은 신자의 의무입니다.
성경은 헌금이 하느님의 명령임을 신․구약 전반에 걸쳐 알려 줍니다.
헌금은 내 것을 덜어서 남에게 내어주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모든 것의 주인 되심을 고백하는 일이기에 가장 강력한 믿음의 증거라고 분명히 밝히십니다.

아울러 자기과시를 위해서나 자기만족을 위해서일 때 혹은 다른 이를 얕보는 심사에서 찔끔 내어 놓은 일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밝히고 외려 가증스러운 일일 뿐임을 따갑게 질책하십니다... (26회 강의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