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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끝> 땅끝마을 바닷가의 여명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한 순례자들이 약 90km 떨어진 땅끝마을까지 이어서 걷는 것은 아직 치러야 할 의식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신었던 신발과 입었던 옷가지 등을 태우고 대서양에 지는 해를 보며 잠들었다고 하지요. 다음 날 아침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길 기대하면서. 땅끝마을 바닷가에 여명이 찾아듭니다.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구태를 버리고 새롭게 변화된 나로서 일상에서 새로운 참 순례를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아멘! 지난 6개월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또한, 큰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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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스페인 땅끝마을 피스테라의 해넘이
스페인의 땅끝마을 피스테라의 해넘이입니다.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을 지나 나흘을 더 걸어 이곳까지 온 것은 해넘이 때문입니다. 인적 드문 높은 언덕에 올라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기대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실망과 미련 가득 발길을 돌리면서 몇 번이나 뒤돌아봤습니다. 거의 포기하였을 즈음에 하늘이, 뒤이어 바다가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다시 뛰어가 담은,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절망과 포기는 언제 해도 이릅니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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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무씨아의 바다를 보며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야고보 사도가 당시의 세상 끝까지 가서 선교했다지요. 결과가 한심하여 어느 바닷가에서 울고 있을 때 성모 마리아께서 나타나셔서 ‘최선을 다했으니 실망하지 말라’고 위로하셨답니다. 바로 그 자리에 세운 성당인지라 다른 곳과 달리 도심에서 떨어진 바닷가에 있습니다. 순례를 끝내며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날을 다짐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며칠이고 머물고 싶은, 작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무씨아(Muxia)의 기념 성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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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하늘에 그려진 천사의 날개
800㎞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목표를 이루고 나니 성취감 뒤에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이 뒤따릅니다. 많은 순례자가 계속 걷는 이유입니다. 이름난 순례길이 가까이 있습니다. 성모님이 나타나 야고보를 위로하셨다는 무씨아와 스페인의 땅끝 관광지인 피니스테레(또는 피스테라)까지 가는 길입니다. 한 곳에 도착 후 29㎞만 더 가면 양쪽을 모두 갈 수 있습니다. 전체 거리도 120㎞가 채 되지 않아 계속 걸어도 좋고, 여유롭게 버스나 여행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무씨아 가는 길에 보여주신 천사의 날개입니다. 주님은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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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순례의 노고 씻어주는 향로 미사
산티아고 대성당의 상징인 향로 미사입니다. 20m 높이에 매달린 1.5m, 53㎏의 거대한 향로가 시속 60㎞를 넘기며 대성당 천정에 닿을 듯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향로의 연기가 교회 꼭대기로 올라가듯 순례자들의 기도가 하느님께 도달하기를 바라고, 향내가 교회 건물에 배듯 그리스도교인의 미덕과 증언이 그리스도의 향기로 사회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염원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힘든 순례를 마치고 향로 의식을 보는 순례자들은 엄청난 광경에 벅찬 감동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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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저마다 순례의 기쁨 나누는 사람들
마침내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입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멀거나 가까운 길을 걸어온 순례자들이 광장에서 자신만의 의식을 치릅니다. 말없이 조용히 기도하거나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 가만히 눈물을 흘리거나 큰 소리로 통곡하는 사람, 춤추며 노래하거나 벌렁 드러누워 버리는 사람…. 이들이 감격하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만도 감동입니다. 성 야고보 유해에 참배하고 순례자를 위한 미사에 참례한 뒤 순례증서를 받으면 걷는 순례가 끝납니다. 바로 일상에서의 새로운 순례, 참 순례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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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단순함의 반복 속에서 성찰하기
아침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오래 걸은 뒤의 휴식은 꿀맛입니다. 휴식이 가능한 숙소에 도달하는 것은 하루의 작은 목표이자 희망입니다. 저 멀리 마을이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자신보다 빠르거나 늦는 순례객을 뜻밖에 다시 만나는 기쁨도 큽니다. 샤워와 빨래를 한 뒤 쉬거나 마을구경을 나갑니다. 소문난 맛집을 찾거나, 먹거리를 사 혼자 또는 여럿이 요리도 합니다. 먹고 걷고 잠자는 단순함의 반복 속에 성찰과 용서와 다짐이 이루어집니다. 흔치 않은 소중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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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오 세브레이로에 비치는 햇살
‘성체의 기적’이 일어난 오 세브레이로는 해발 1330m의 고지대입니다. 평지가 계속되다가 8㎞를 계속 오르막으로 거의 700m를 가파르게 올라야 하니 매우 힘든 구간입니다. 지형 특성상 하루에 4계절을 경험하는 등 날씨가 고르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기적의 마을을 떠나기 전 기적 같은 광경을 보았습니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먹구름 일부가 잠깐 창문처럼 열려 아침 햇살이 비치는 모습, 산맥의 능선과 풍력발전기도 그림 같았습니다. 그때의 감격은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넘치는 은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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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산타 마리아 왕립 성당의 성체 기적
막돌을 쌓아서 지은 시골의 작은 교회가 왕립교회? 알고 보니 ‘성체의 기적’이 일어났던 현장입니다. 비바람 심한 14세기 어느 날 농부 한 명과 무심하게 미사를 올리던 사제. 축성 중 밀떡과 포도주가 실제 살과 피로 변했답니다. 왕이 그때 사용한 성작과 성반을 가져가려 했지만 마차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지요. 유명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유리장 안에 성작과 성반이, 옆에는 사제와 농부 시신이 안치된 묘가 있습니다. 순례방향을 표시하는 노랑 화살표를 창안한 삼페드로 주임신부의 묘가 성당 안에, 흉상이 마당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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